일본 이야기/일본 취업 이야기

소위 혐한일뽕일 수록 일본 취업을 못하는 이유 feat. 일본 기업이 한국인을 뽑는 이유

BD2Mat 2023. 12. 7. 0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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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2016년 5월 30일 기사, 해외취업박람회 현장 가보니 문과생은 울고, 해외 기업 인사담당자들은 황당 출처:https://jobsn.chosun.com/site/data/html_dir/2016/05/30/2016053001006.html

 

위는 한국에서 열린 해외취업박람회의 일본 기업 입사 담당자가 기자에게 한 말입니다.

 

사실 조금만 진지하게 일본 취업을 준비하고 찾아본 사람이라면 당연히 저런 생각을 가진 사람은 거를 수 밖에 없다는 걸 아는데 대체적으로 일본 취업에 대한 생각은 있지만 이에 대해서 일본 웹에서 검색해볼 역량은 안되는 분들이 많이 오는 행사가 국내에서 열리는 해외/일본취업박람회라서 저런 분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저도 일본으로 교환학생을 다녀와서 거기서 인턴도 해봤고(일본 취업 준비해보신 분은 아시겠지만 당일 혹은 길어봐야 3일 정도인 체험형 인턴이긴 하지만) 일본으로 유학가서 거기서 살고 있거나 취직했다가 리턴한 친구들도 꽤 있기 때문에 글을 써봅니다.

 

1. 애초에 왜 일본 기업이 한국인을 뽑으려고 할까?

 

 

말투는 굉장히 격하지만 대충 맞는 말입니다. 

 

사실 평범한 한국인이라면 대체적으로

한국 4년제 대학 졸 or 전문대 졸

한국어(네이티브)

일본어(N2 ~ N3 수준, 서브컬쳐나 드라마 등 영향으로 듣기는 어느정도 되지만 읽기, 말하기, 쓰기는 약한 편. 특히 쓰기)

영어(토익 700 미만 또는 그 언저리)

정도가 스펙인 경우가 많습니다.

 

쉽게 말해서 일본인 경쟁자들에 비해서도 그닥 매력적인 스펙이 아닙니다.

 

그런데 일본어도 훨씬 능숙하고 일본 내에서 대학교를 나왔으며 일본 내의 문화도 잘 알고 비즈니스 매너도 익힌 일본인이 아닌 한국인을 뽑을 이유가 뭘까요? 영어능력이요? 매우 특출나지 않는 이상 다른 건 평균인데 영어는 잘하는 일본인을 뽑겠죠. 아니면 어차피 외노자 뽑는거 말레이시아, 인도 등 한국보다 평균 토익점수가 더 높은 개발도상국 나라 사람들을 데려다가 쓰던가요.

 

일본 주요대학에서 학부나 석박사 유학한 경우이거나 여타 스펙이 압도적인 경우라면 몰라도 일본인이 아닌 한국인을 뽑는 이유는 '한국어를 잘하는 사람이 필요해서'가 맞습니다.

 

그런데 왜 일본회사에서 한국어를 잘하는 사람을 필요로 할까요?

위 1번째 캡쳐본과 동일 출처

 

위와 같이 아예 한국에 지사를 세울 계획이 있다던가, 한국 수출 비중이 높은 기업이거나(MFC를 수출하는 호리바 그룹, 솔더레지스트를 수출하는 다이요홀딩스 등) 한국인을 상대해야하는(대표적으로 여관, 호텔) 직종이 대표적으로 한국인을 선발합니다.

 

즉, 한국에서 장사를 하거나, 최소한 한국기업 또는 한국인을 상대로 비즈니스를 할 일본 기업들이 한국어+한국문화를 잘 아는 사람을 뽑기 위해서 한국인을 뽑는 겁니다.

 

그러면 한국인을 뽑으려는 일본인 사장 혹은 인사팀 입장에서 한국, 한국인을 싫어하는 지원자를 뽑으려고 할까요?

 

일본 문화와 삶의 방식, 고용안정에 끌려서 일본 취업을 결심하게 되었지만 저는 여전히 한국 문화도 좋아하고 친구, 가족과도 평범하게 잘 지내고 있다고 말하며 한국 문화의 장점에 대해서 질문하면 장단점일 수도 있지만 치열한 경쟁의식과 극일의식으로 대표되는 일본과 같은 선진국에게 하나라도 더 배우려고 하는 정신이라고 말하는 A 지원자와

 

한국이 선진국이 된건 일본이 떠먹여 준 것이고 한국은 지극히 미개한 나라이며 한국인들은 버러지다라고 생각을 하고 실제로 이렇게 답변하지는 않겠지만 '한국 발전은 일본 덕분'이라던가 '한국은 일본에 비해서는 많이 부족한 나라'라고 하면서 한국 문화의 장점은 무엇인가에 대해 '없는 것 같다'라고 답하는 B 지원자 중에서 누구를 뽑을까요?

 

정답은 당연히 정해져 있습니다. A를 뽑죠.

 

정리하면 일본 기업이 한국인을 뽑을 때는 한국 또는 한국인을 상대로 장사를 하려는 것이기 때문에 한국에서도 성격 밝고 예의바른 인싸가 최고이며, 최소한 한국에서도 사회활동을 무난하게 할 사람을 뽑으려고 합니다. 혐한일뽕은 일반적으로 그 반대고요.

 

2. 일본 기업도 한국 기업과 인재상 비슷하다

애초에 일본도 한국이랑 인재상 비슷합니다.

 

소위 남자 기준 취업 때 먹히는 와꾸, 성격 있잖아요.

 

이마까고 활발한 느낌에 뭐든지 자신있어하고 질문하면 크게 '예!'하고 답하는 그 인상이요. 말도 약간 우렁우렁하고 자신있게 답하는.

 

취업 남자 이미지 구글검색하면 나오는 그 인상. 그거 일본도 비슷합니다.

 

애초에 일본은 체육계 출신(体育会出身)이면 상당히 취업에 유리한 스펙이 됩니다. 우리나라로 따지면 운동부(동아리)+체대(프로 예비군)을 합친 개념입니다.

 

위 기사에서도 나오지만 소위 중공업이라고 불리는 산업은 물론 상사, 건설업 등도 '똑똑하지만 대체적으로 시키는 대로 잘 하고 사교성이 좋은'인재를 원하고 그게 딱 체육회 출신자라는 겁니다. 이중에서도 리더십 경험까지 있는 주장(캡틴, キャプテン)이라면 더더욱 좋은 스펙이 되고요.

 

한국 취업에서 장교 출신이면 영업직 등에서 우대해 주는 면이 있는 거랑 비슷합니다. 그래서 역으로 일본 취업 할 때 '난 군대도 갔다왔다'라는 걸 일부러 쓰는 경우도 있고요. 의외로 긍정적으로 봅니다.

 

정리하면 일본 기업도 원하는 인재상도 한국과 비슷하게 밝고 사교성있고 조직에 적응 잘 할 것 같은 인재라는 겁니다. 

 

3. 일본의 메이와쿠 문화와 자국비하

 

또한 일본 사회의 일반적인 풍토가 분위기를 읽고(空気を読む) 남에게 폐를 끼치지 않는 것(迷惑をかけない)인걸 알면 절대로 면접이나 취업상담 같은 공적인 자리에서 자기가 원래 있었던 집단에 대한 악담 못합니다.

 

일본도 지잡대 개념이 있습니다. F랭크 대학(Fラン大学)라고 하는데 그런 대학 출신이라도 면접에서 자기 대학 비하? 상상도 못합니다. 언급을 최대한 안하는 쪽으로 면접전략을 잡지 악담, 비하는 거의 금물입니다. 내가 그 악담, 비하를 받는 구성원이었었고 게다가 내가 속했던 집단에 폐를 끼치는 건데요.

 

그러므로 '한국은 별로고 일본이 좋다' 같은 뉘앙스를 풍기면 풍길 수록  '아, 쟤는 자기네 나라에서도 적응 못하는 애구나, 뭔 말을 저렇게 하냐'라고 생각하고 안 뽑으려고 한다는 겁니다.  

 

뭔가 혐한일뽕들은 본인을 일제시대 조선인에 투영해서 그런가 '일본 만세, 조선은 미개'라고 하면 일본인 취급해줄 거라는 인식이나 믿음이 있는 것 같아요. 옛날 나라팔고 작위 얻은 조선 귀족이나 친일파처럼요.

 

근데 지금은 21세기이고 일본인이 고위 관료든, 사장이든, 인사팀 직원이든, 직장 동기든 한국인에 대해서 걔가 일뽕이든 어쩌든 '한국인'이라고 생각하지 '일본인'이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중국인이 한국 와서 한국 찬양하고 중국 까댄다고 한국인이라고 생각하나요? 일본인이 한국 와서 한국 찬양하고 일본 까댄다고 한국인이라고 생각하나요? 아니잖아요. 그냥 자국비하하는 외국인들로 생각하지.

 

게다가 본인이 그 비하하는 한국 출신의 한국인인걸 생각하면 더욱더 그렇습니다. 본인이 본인 떨어뜨려야 하는 이유 나열하고 있는 꼴이에요. 본인도 그 미개하고 버러지고 남을 배려할 줄 모르는 조센징인데요.

 

4. 정리

사실 그 분들의 글, 대부분 DC 같은 커뮤니티 글인데 일본 취업에 대해서 찾아보기는 했나 싶은 글이 많습니다. 실제로도 그냥 일본 갈 의사도 없고 의사는 있더라도 능력은 없는 경우가 태반이겠죠.

 

뭐 혐한하고 일뽕하는 걸 본인 인생이 망한 스트레스 해소용으로 하는 거라면야 걍 그런 경우가 워낙 인터넷에는 많으니 그러려니 해도 계기야 어찌되었든 실제로 일본 취업하려는 사람들이 혐한하는 걸 드러내놓고 면접한다는게 어이가 없어서 적어 봤습니다.

 

진짜 일본에서 취업할 생각이 있고 한국에 대한 악감정이 있는 분이라면 굳이 모국에 대한 혐오를 주변 사람, 특히 면접장에서 말하는 건 추천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마이너스 요소이니까요.

 

+ 일본 취활 면접 팁

 

진짜 일본 취활을 할 생각이 있고 진지하게 면접을 준비한다면 한국을 비하하는 게 아니라 '설득력 있게' 일본 사회/문화를 칭찬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으시기 바랍니다. 

 

예를 들어 면접에서 '왜 굳이 일본 회사에 취업하고 싶냐'라는 질문(외국인이라면 보통 물어보는 定番質問)을 하면 '한국이 싫다', '조센징이 싫다', '한국 문화가 미개하다'라고 답하는 게 아니라

 

[일본에 여행을 왔는데 한국인이라 경원시 당할 줄 알았는 데 대부분 매우 친절했다] -> [이로 인해서 평소에도 일본 드라마나 애니메이션 등 일본 문화상품으로만 접했던 일본이 더욱 가깝게 느껴졌다] -> [그래서 교환유학까지 하게 되었고 게이오기주쿠대학에서 수학하면서 학업은 물론 동아리 활동(サークル), 알바(バイト)를 병행하면서 교환학생을 했는데 학내에서도 학외에서도 너무나 행복했었기 때문에 일본에 정착하기로 마음먹었다] -> [이후 일본 회사들 중에서도 이 기업에 지원 한 이유] 같은 식으로 말하는 거죠.

 

즉 위와 같이 말하면서 간접적으로 '일본은 한국인에게도 친절한 국가', '일본 유학 경험은 단기간이어도 너무 좋았고 외국인 학생을 잘 배려한다'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일본 문화, 민도를 좋게 말하면서 동시에 '나는 일본에 처음 왔을 때도 적응을 잘 했고 교환과정에서도 일본 학생들과 잘 어울렸다.'라는 점을 강조할 수 있었습니다.

 

저는 이런 방향으로 인턴 면접을 했었는데(물론 저는 교환 중에 인턴 면접을 했으므로 위와는 내용이 조금 다릅니다만) 원하는 주요 기업(5대 상사, 상위 제조업(メーカー) 등) 중 상당 수 인턴에 붙었습니다. 당연히 취업 내정과 비교할 수는 없지만 일본 자국 학생들도 위 기업들은 인턴 탈락자가 상당히 나오는 걸 고려하면 저게 무조건 정답까지는 아니어도 정답에 가까운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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