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이야기/대학 이야기

대학교/학벌 이야기 1. 웬만하면 대학에 가야 하는 이유

BD2Mat 2023. 10. 20. 0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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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제가 대학교 4학년 시절 제 고등학교 모교에 가서 강연하고, 질문받고 대답한 내용을 대학교를 졸업하고 나서 다시 한번  정리한 글입니다.

 

제 모교는 딱히 명문고가 아닌 평범한 인문계 고등학교이므로 그런 고등학교에 다니는 학생들에게 했던 말이라는 점을 고려해서 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당연히 생각은 사람마다 다르므로 읽으시는 분이 다른 생각을 가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제 말은 정답이 아니라 제가 느낀 경험상 이렇다는 것이므로 이 점 참고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1.  대학 갈 필요 있나요? 저는 어차피 공무원/유튜버/스트리머 할 건데

 

보통은 이렇게  물어봅니다.

 

'대학교 가야하나요? 전 침착맨, 풍월량 같은 분들처럼 게임/썰 유튜버, 스트리머 할 건데요.'

'전 어차피 공무원 시험 준비할 건데 대학 갈 필요 있나요?'

'고등학교 3년간 입시공부하고 대학교 4년을 돈 까지 써가면서 제 진로랑 별 상관없는 거 공부하는 건데 그냥 그 7년 동안 제가 목표하는 거 하는 게 낫지 않나요?'

 

저는 이런 질문에 대해서 '어, 오히려 그게 목표면 더 대학교 가야해'라고 말합니다.

이유는 2가지 정도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첫 번째는 '그거 실패하면 어쩔 건데?' 즉 세컨드 플랜의 문제입니다.

 

자, 목표가 스트리머라고 가정합시다. 고등학교 졸업하고 방송 시작했습니다. 실력이나 외모가 받쳐주고 운이 따른다면 성공할 수도 있습니다만 그 확률은 굉장히 낮습니다.

 

왜냐하면 생각보다 실력있는, 그러니까 외모도 되고 입담도 되는 유튜버/스트리머도 성공하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린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유명 스트리머 풍월량 씨가 인벤 방송으로 뜨기 전까지 5년 간 월 5만 원 벌었습니다. 연두 씨, 서새봄 씨도 5~7년 무명생활했고요.

 

근데 여러분이 유튜버, 스트리머로 성공할 확률은? 저 5~10년 기간을 버틴다고 쳐도 높지 않다는 거죠.

 

빨리 성공하신 분들도 당연히 있습니다. 근데 그런 분들은 대부분 처음 시청자를 끌어올 인지도가 있었거나, 이미 업계에 오래 있어서 해당 분야에서 전문가인 경우가 많습니다.

 

전자의 대표적인 케이스가 프로게이머 출신 앰비션(강찬용) 씨, 축구선수 출신 이천수 씨, 요리인/사업가인 백종원 씨의 유튜브고 후자의 대표적인 케이스는 게임 업계에서 오래 일했던 게임 기자 유튜버인 중년게이머 김실장, 유튜브 출연진 3명이 모두 전문의인 닥터프렌즈 등이 있습니다.

 

그런데 그냥 생짜 고졸로 내가 스트리머/유튜버 하면 성공할 확률? 얼마나 될까요?

 

그리 높지 않을 겁니다. 공무원 시험 준비도 비슷합니다.

 

1~3년 안에 붙으면 당연히 이득이지만 계속 못 붙으면요? 공무원 장수사례는 찾아보면 차고 넘칩니다.

 

도전하지 말라는 게 아닙니다. 그거 실패하면 어쩔 거냐는 거죠.

 

대학교에 입학한 경우는 간단합니다.

 

실패해도 걍 대학교 복학해서 취준 하면 됩니다. 시작하기 전 대학교 1년 다니고 나서(보통은 대학 합격 후 바로 휴학 불가) 4년간 휴학해서 하고 싶은 거 준비하면 돼요. 남자 3급 이상인 경우면 대학 1년 다니고 군대 다녀왔다가 휴학해서 준비하면 됩니다.

 

유튜버/스트리머든 공무원 준비든 4년간 하다가 목표를 못 이루면 다시 복학해서 대학 다니고 취준 하면 됩니다. 대학교 복학해서 남은 3년간 대학 수업 들으면서 학점, 대외활동, 인적성/NCS 준비 열심히 하면 딱히 꿇리는 거 없이 취준 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내 꿈을 위해 중간에 4년을 써도 여자 기준 27, 남자 기준 29에 취준 해서 입사할 수 있습니다.

 

'신입사원 평균 나이', '신입사원 적정 나이'를 검색해 보시면 저게 딱히 늦은 나이가 아닙니다. 2023년 기준 대기업 신입사원 평균 나이가 남자 30, 여자 27세, 인사담당자가 생각하는 신입사원 적정나이가 남자 29, 여자 27입니다.

 

즉 내가 원하는 것을 도전하고 나서도 다시 학업에 복귀해서 취준 하면 남들 못지않게 취준이 가능합니다.

 

반면 고졸하고 바로 도전한 경우는 어떨까요?

 

일단 9급 공무원 고졸 전형 지원하신다는 말을 하시는 분들이 있는데 지금 여기 있는 분들은 해당이 안돼요.

위 짤은 공무원 갤러리 금지짤로도 유명한 데 이런 고졸 전형(지역인재 9급 수습직) 응시요건은 마이스터고, 전문계고 졸업자입니다. 

 

그 외 취업을 따지면 일단 적령기가 아닙니다. 여자 24살, 남자 26살은 고졸 취업에서는 확실히 불리한 나이입니다. 한국 고졸취업은 마이스터고, 전문계고 졸업해서 바로 가는 게 일반적입니다. 물론 나이 먹어서 가는 경우도 있는데 그건 이직이거나 사실상 이직(경력을 요구하거나 고졸이 가질 수 없는 자격을 요구하는 등)이지 신규채용이 아닙니다. 대기업 고졸 정규직이면 더 말할 것도 없고요.

 

전문대 입학의 경우 할 수는 있는데 애매한 게 전문대에서 휴학은 잘하지 않고, 전문대졸 취업은 결국 전문계고졸 취업의 연장선상이라 '공무원 하고 싶어요', '스트리머 하고 싶어요'랑 잘 안 맞습니다. 장기간 휴학한 다음에 복학해서 취준 할 때 4년제에 비해서 많이 불리해요. 애초에 빨리 졸업해서 취업시키는 게 목표인 교육기관이어서 휴학 및 복학에 대한 대학이나 교수의 배려도 잘 안되어있는 경우가 많고요.

 

정리하면 오히려 하고 싶은 일이 있다면 4년제 대학교를 가야 자기가 하고 싶은 일에 도전할 수 있는 3~4년을 벌 수 있다는 겁니다. 

 

두 번째는 시간의 효율성 문제입니다.

 

이건 두 가지 면이 있는데 첫 번째는 재학 중 수업시간의 문제이고 두 번째는 입시 타이밍의 문제입니다. 우선 여러분들은 어차피 고등학생이므로 정규 교육시간은 다 채워야 합니다. 야자, 보충수업, 방과후학교를 빼더라도 1~7교시죠.

 

그럼 어차피 하교한 다음 자기 하고 싶은 활동(공무원 시험준비든 스트리밍이든)한다고 해도 학교 있을 때는 앉아서 수업 들어야 합니다.

 

그럼 설령 고등학교 때부터 목표를 위해 관련 활동을 하더라도 학교에 있는 동안은 놀 바에야 수업에 집중해서 공부를 하는 게 이득입니다. 어차피 어지간한 막장 학교가 아닌 이상 그 시간을 여가시간으로 활용하기도 어렵고요.

 

그럼 위 1번 세컨드 플랜을 고려하면 이 시간 만이라도 열심히 공부해서 내가 1~7교시 동안 집중해서 공부하면 갈 수 있는 최대한의 대학에 가서 휴학하고 내 할 일 하는 게 가장 효율적인 방안입니다. 어차피 중~고등학교동안 학교 나아가야 해서 내가 하고 싶은 일에 온전히 집중할 수 없는 시간이 있기 때문입니다.

 

입시 타이밍의 문제도 있습니다.

 

혹자는 위 1번째 답변에서 '고등학교 졸업하고 바로 4년간 하고 싶은 거한 다음, 그냥 대학교 입시 다시 쳐서 들어가면 되는 거 아니냐?'라고 하실 수 있습니다.

 

네, 맞는 말입니다. 그런데, 어찌 되었든 3년간 학교에 출석해서 교실에서 수업 듣고 중간, 기말 시험 봐가면서 공부하던 했던 때 공부머리 VS 그 뒤 4년간 다른 거 하다 대입 준비할 때 공부머리가 같을 까요?

 

애초에 그 휴학한 4년간 재수를 하는 게 아닌 이상 일반적으로는 4년 딴 거 하다가 대입 준비할 때에 비해서 고3 현역 때 더 좋은 성적이 나오는 건 당연한 이치입니다.

 

특히 수능/정시가 아니라 내신을 이용한 학생부전형으로 대학에 가려고 하는 경우는 학교/전형에 따라 고교 졸업 연도 제한을 두는 경우가 꽤 있습니다. 2024학년도 기준 교과전형에서 경희대, 고려대, 서강대, 성균관대, 연세대는 현역까지만, 서울시립대, 이화여대, 중앙대, 한국외대, 한양대는 재수생까지만 지원가능한 것만 봐도 선택지가 좁아지는 걸 알 수 있습니다.

 

위 2가지를 정리하면

 

결국 내가 유튜버, 스트리머, 공무원 시험 준비를 하더라도 수업시간은 집중 공부해서 내가 갈 수 있는 최선의 대학에 입학하고 나서 준비하는 게 이득이라는 겁니다.

 

2.  대학 가야 하는 이유는 알겠는데 그게 소위 지잡대여도 해당이 되는 건가요? 

제가 4년 뒤에 그냥 수능 봐도 그 대학은 들어갈 수 있을 거 같은데...

 

이 경우는 좀 다르긴 합니다.

 

최선을 다해도 어차피 8~9등급도 갈 수 있는 대학 밖에 못 가는 상황이면 위의 시간효율성, 입시타이밍 전제가 무너지고 그럼 고졸 후 4년 간 할거 한 뒤에 그냥 대학 지원해서 합격한 다음 열심히 하면 되긴 하니까요.

 

다만 여러분들이 지금 고등학생인데 그렇게 생각할 이유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한 급간이라도 높은 대학에 갈 수 있는 상황이라면 일단 가 놓고 휴학하는 게 여전히 우월전략이니까요. 

 

어차피 내 목표를 위해 활용하기 어려운 수업시간에는 공부를 하는 것이 맞고 정말로 그렇게 공부해도 지방하위대학보다 위는 못 갈 것 같다 할 때나 포기하는 게 맞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지방이라면 인서울의 급간간 차이와는 달리 지거국 <-> 지방 1등 사립 or 지방국립 <-> 지방사립(즉 지방하위권대)의 차이는 매우 크기 때문에 더더욱 그렇습니다. 

 

정리하면 목포대나 안동대 같은 지방국립, 동아대, 영남대 같은 지방 1등 사립정도 갈 실력만 돼도 가놓는 게 이득입니다.

다만 그 이하라면 말씀하신 대로 별 차이 없긴 합니다.

 

 

3.  스포츠선수, 프로게이머나 아이돌, 바둑기사가 목표인 경우도 대학교는 가야 하나요?

위와 마찬가지로 이 경우도 좀 다릅니다.

 

이유는 위의 경우 그냥 진로가 10대에 결정 나거나 10대 때의 활동이 매우 중요한 직업군이기 때문입니다.

 

스포츠선수야 당연히 말할 것도 없이 리그/대회 성적이 중요하며 오히려 이걸로 대학에 진학하고, 차라리 배우면 모를까 아이돌은 10대 청소년 때 연습생 합격해서 소속사에서 키우다가 데뷔하는 게 일반적이고 프로게이머면 중고등학교 때 최고 티어, 롤의 경우 그마~챌 정도는 찍어야 프로 입단이 가능할 테니까요.

 

바둑기사도 어릴 때부터 하다가 좋은 대학 가는 경우가 없지는 않지만 일단 어릴 때부터 바둑 배우면서 기사 준비하는 게 디폴트고요.

 

이런 경우들은 좀 다른 케이스이고 일찍 준비하는 게 맞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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